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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리쇼어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by 여의도 마대리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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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화에 역행하는 리쇼어링

나는 세계화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시대에 성장했다. 대학교 시절 경영학 수업을 수강했을 때도 담당 교수님께서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세계화는 필수이고 지역화까지 해내는 것이 기업의 숙명이라고 말씀하셨다.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세계 굴지의 대기업은 앞다투어 중국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많은 공장이 생겨났다. 이런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은 중간재를 중국에 납품하여 일정 수준 혜택을 거두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리쇼어링(Reshoring)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탈세계화(Deglobalization) 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해외에 진출한 제조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정책을 말한다.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어떤 이유로 많은 기업이 본국으로 다시 되돌아간 것일까? 우리는 이 상황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2. 리쇼어링이 발생하는 이유

리쇼어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오프쇼어링의 장점을 위해 진출한 해외 국가에서 더 이상 이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의 임금이 많이 올랐거나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운송비용이 증가한 경우 오프쇼어링의 장점이 많이 사라지게 된다. 또는, 비용 절감의 효과가 아직 남아있다고 할지라도 품질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거나 생산환경 악화로 발생하는 시간 지연, 법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등 유연성 하락, 세금 문제 등 다양한 이유가 리쇼어링을 결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공장과 같은 기업의 주요 조직을 해외로 내보낸다는 것은 여러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의 미래가 달린 큰 결정일 것이다. 그렇게 해외로 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장점이 크다는 것일 텐데 이를 번복하는 것은 이점보다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프쇼어링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리쇼어링은 국가 정책에 의해 시행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 시절 "Remaking America"라는 구호 아래 최소한의 제조업은 미국에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리쇼어링 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세계화에 따른 오프쇼어링의 흐름이 오히려 선진국에는 일자리 감소, 생산기술직의 붕괴, 빈부격차 심화로 이어지는 등 민간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물론 제조업의 공백을 서비스업, IT산업, 금융업 등이 메꾸었지만 고용 창출 측면에서는 모두 만회하지 못하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외친 "Make America Great Again", "America First"라는 슬로건에 따라 글로벌 밸류 체인은 붕괴되기 시작하고 다시 세계 경제는 분단화, 블록화가 진행되며 많은 해외 진출 기업들이 미국으로 회귀하게 되었다.

 

3.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나라도 2013년 리쇼어링 지원법에 해당하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설비투자 지원금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복귀를 꺼리는데 이유가 있다. 복귀하더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고, 핵심 업종이 아니면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등 원활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여 인건비를 낮추고,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는 사례도 있다고 하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규제가 많고 인프라도 부족한 편이다. 오히려 한국에 공장이 있던 기업들이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 첨단 기업을 유치하는 정책에 맞춰 해외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 반도체 관련 업체 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화의 수혜를 크게 누리며 성장한 수출주도형 국가로서 한국은 이런 환경에 굉장히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쇼어링, 탈세계화의 흐름이 결국 동반성장둔화(Synchronized Slowdown)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새로운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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